여느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내던 중, 문자가 하나 왔습니다.

버퍼링.....
.......
...
아, 체크카드 유효기간이 다 됐나? 확인 해보니 그렇네요. 유효기간이 다 되어서 재발급이 되었나봅니다.
근데, 재발급 된다는 연락이 왔었나? 아니, 그건 차치하고라도, 나 카드 받았나?
...일단 문자가 온 저 번호로 전화 해봅니다.
[이러이러한 문자가 왔는데 난 카드가 재발급되는지 연락을 못받았다. 현재 가지고 있는 카드를 확인해보니 유효기간만료때문에 재발급된 거 같은데, 난 카드를 못받았는데 본인수령이라는 문자가 왔다]라고 설명하니,
[어머, 갑자기 연락을 받으셔서 놀라셨나봐요. 카드 재발급 이유는 유효기간 만료때문입니다]
아, 그건 알고 있다니까 이 아가씨야. 문제는 [본인 수령]이라는 부분이잖니. 재차 설명하고 어디로 배송된건지도 모르겠다고 하니 집주소로 보내졌다더군요. 얘네, 재발급 건 연락 안 준거 맞군요. 그 전까지, [그런 전화 받았었나? 내가 까먹은건가?] 했는데,
전화를 받았다면 모두 출근한 빈집으로 보내라고 했을리가 없지요. 회사로 보내라고 했겠지.
뭐 일단 그건 됐고.
연락이 왔습니다. [배달 기사 분이 집에 따님한테 맡기셨다네요. 집에 어린 따님만 있어서]
....제가 어린 따님입니다만...
저희 집에선 제가 제일 어린 따님입니다.
그 따님이 이제 집에 돌아가는 중인데, 어찌 받으셨답니까? 그리고 이젠 [어린]이라는 타이틀은 민망한 나이인데요.
[제가 딸이다. 전 이제 퇴근하는 길이다]라고 했더니 [옆집에 맡기셨나봐요. (어 그래) 잘못 갔나봐요. (아 그래?) 회수 조치 하고 재발급해드릴게요]
카드 유효기간은 다음달. 벌써 이번달 말. [어차피 재배송 해도 집엔 아무도 없으니 일단 집에 가서 확인을 해보고 연락을 주겠다]라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바로 직후에 배송기사라는 분이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옆집에 맡기거나, 구멍에 넣은거 같다. 집에 가서 확인해보고 없으면 연락달라]고 하시더군요.
아 네, 옆집 따님이 본인이신거군요. 가끔 엄마께서 저한테 문자를 보냈다는데 제가 못받은 그 문자는 대체 어느 딸한테 간걸까 몇년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는데, 드디어 그 궁금증이 풀렸네요. 옆집에 또 다른 엄마 딸이 살고 있었군요. 출생의 비밀이 이렇게도 밝혀지는 거군요.
집에 가보니 옆집 따님도 아니고 현관문 신문 구멍께서 수령하셨더랍니다. 어이쿠, 출생의 비밀 정도가 아니라 저란 존재의 실체가 드러났네요. 신문 구멍. 생물도 아니네.
전화를 했습니다. 신문 구멍에 있더라고. [아, 제가 신문구멍에 넣었었나보네요], [카드 같은건 본인한테 전달하는 거 아니었냐, 어떻게 그냥 신문구멍에 넣어 놓을 수 있느냐, 게다가 문자는 본인 수령이라고 왔다]라고 했더니, [받으셨다니 다행이다. 죄송하다. 본사에서 연락오면 잘 받았다고만 얘기 해달라. 안 그러면 본사에 혼난다]
...더 이상 할말이 없더군요.
들리는 목소리만 봐도 저보다 나이 많은 아저씨께서 미안하다는데, 본사에 혼난다는데, 바빠서 그랬다는거 알겠고, 한 집안의 가장이실텐데. 한참 어린 여자한테 미안하다고 하는데, 더 이상 화 내봤자이고, 카드 회사에 전화해서 쏘아부쳐봤자 제가 뭐 대단한 부귀영화를 누릴 것도 아니고요. 뭐 카드는 받았잖아요.
그런데.
사실 그렇게 넘어간다고 해도 화가 안나는건 아니지요. 먼저 통화했던 상담원한테도 물었지만 카드는 본인이나 대리인 서명 받고 전달 하는 거 아닌지요? 회사 사무실에도 가끔 신용카드 배달이 옵니다만, 반드시 본인 수령일 경우 재방문을 해주시고, 대리인 수령 가능한 거면 제 이름과 사인, 주민등록번호 앞자리와 뒷자리 첫번째 숫자를 받아갔습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머님이 배달을 오셨을 때도 그랬어요. 재방문 하셨습니다. 본인이 안계시다고, 대리인 수령 안되냐고 물으면, [이건 본인이 받아야한다, 재 방문 하겠다] 라고 하셨습니다. 할머님이 추우실텐데 안타깝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다른게 아닙니다. 금전과 직결된 물품의 배송입니다. 체크카드라고 할지라도 통장에 돈이 있으면 긁기만 하면 사용 가능한게 카드지요. 그런 물품은 신문 구멍에 던져 넣고 가시다니요. 게다가 [본인 수령]이라고 처리하시다니요.
사실, 이제 그 은행 체크카드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주로 사용하는 카드가 따로 있고, 주거래 은행도 아니거든요.
다만, 집 근처 은행이 그 은행 뿐이라, 긴급히 출금을 해야할 때 그 은행 체크카드로 ATM에서 출금을 하곤 했죠.
거의 비상용.이기 때문에 많은 돈이 들어 있지도 않기도 합니다.
이젠 진짜 쓸일이 없겠네요.
앞으로 꼬박꼬박 주거래은행 ATM에서 돈 찾아 놓을게요.
안찾아 놨는데 현금 쓸일 있으면 그냥 안쓸께요.
감사합니다. 배송기사님.

(일단 어느 카드 회사인지는 가렸습니다)
버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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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체크카드 유효기간이 다 됐나? 확인 해보니 그렇네요. 유효기간이 다 되어서 재발급이 되었나봅니다.
근데, 재발급 된다는 연락이 왔었나? 아니, 그건 차치하고라도, 나 카드 받았나?
...일단 문자가 온 저 번호로 전화 해봅니다.
[이러이러한 문자가 왔는데 난 카드가 재발급되는지 연락을 못받았다. 현재 가지고 있는 카드를 확인해보니 유효기간만료때문에 재발급된 거 같은데, 난 카드를 못받았는데 본인수령이라는 문자가 왔다]라고 설명하니,
[어머, 갑자기 연락을 받으셔서 놀라셨나봐요. 카드 재발급 이유는 유효기간 만료때문입니다]
아, 그건 알고 있다니까 이 아가씨야. 문제는 [본인 수령]이라는 부분이잖니. 재차 설명하고 어디로 배송된건지도 모르겠다고 하니 집주소로 보내졌다더군요. 얘네, 재발급 건 연락 안 준거 맞군요. 그 전까지, [그런 전화 받았었나? 내가 까먹은건가?] 했는데,
전화를 받았다면 모두 출근한 빈집으로 보내라고 했을리가 없지요. 회사로 보내라고 했겠지.
뭐 일단 그건 됐고.
연락이 왔습니다. [배달 기사 분이 집에 따님한테 맡기셨다네요. 집에 어린 따님만 있어서]
....제가 어린 따님입니다만...
저희 집에선 제가 제일 어린 따님입니다.
그 따님이 이제 집에 돌아가는 중인데, 어찌 받으셨답니까? 그리고 이젠 [어린]이라는 타이틀은 민망한 나이인데요.
[제가 딸이다. 전 이제 퇴근하는 길이다]라고 했더니 [옆집에 맡기셨나봐요. (어 그래) 잘못 갔나봐요. (아 그래?) 회수 조치 하고 재발급해드릴게요]
카드 유효기간은 다음달. 벌써 이번달 말. [어차피 재배송 해도 집엔 아무도 없으니 일단 집에 가서 확인을 해보고 연락을 주겠다]라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바로 직후에 배송기사라는 분이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옆집에 맡기거나, 구멍에 넣은거 같다. 집에 가서 확인해보고 없으면 연락달라]고 하시더군요.
아 네, 옆집 따님이 본인이신거군요. 가끔 엄마께서 저한테 문자를 보냈다는데 제가 못받은 그 문자는 대체 어느 딸한테 간걸까 몇년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는데, 드디어 그 궁금증이 풀렸네요. 옆집에 또 다른 엄마 딸이 살고 있었군요. 출생의 비밀이 이렇게도 밝혀지는 거군요.
집에 가보니 옆집 따님도 아니고 현관문 신문 구멍께서 수령하셨더랍니다. 어이쿠, 출생의 비밀 정도가 아니라 저란 존재의 실체가 드러났네요. 신문 구멍. 생물도 아니네.
전화를 했습니다. 신문 구멍에 있더라고. [아, 제가 신문구멍에 넣었었나보네요], [카드 같은건 본인한테 전달하는 거 아니었냐, 어떻게 그냥 신문구멍에 넣어 놓을 수 있느냐, 게다가 문자는 본인 수령이라고 왔다]라고 했더니, [받으셨다니 다행이다. 죄송하다. 본사에서 연락오면 잘 받았다고만 얘기 해달라. 안 그러면 본사에 혼난다]
...더 이상 할말이 없더군요.
들리는 목소리만 봐도 저보다 나이 많은 아저씨께서 미안하다는데, 본사에 혼난다는데, 바빠서 그랬다는거 알겠고, 한 집안의 가장이실텐데. 한참 어린 여자한테 미안하다고 하는데, 더 이상 화 내봤자이고, 카드 회사에 전화해서 쏘아부쳐봤자 제가 뭐 대단한 부귀영화를 누릴 것도 아니고요. 뭐 카드는 받았잖아요.
그런데.
사실 그렇게 넘어간다고 해도 화가 안나는건 아니지요. 먼저 통화했던 상담원한테도 물었지만 카드는 본인이나 대리인 서명 받고 전달 하는 거 아닌지요? 회사 사무실에도 가끔 신용카드 배달이 옵니다만, 반드시 본인 수령일 경우 재방문을 해주시고, 대리인 수령 가능한 거면 제 이름과 사인, 주민등록번호 앞자리와 뒷자리 첫번째 숫자를 받아갔습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머님이 배달을 오셨을 때도 그랬어요. 재방문 하셨습니다. 본인이 안계시다고, 대리인 수령 안되냐고 물으면, [이건 본인이 받아야한다, 재 방문 하겠다] 라고 하셨습니다. 할머님이 추우실텐데 안타깝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다른게 아닙니다. 금전과 직결된 물품의 배송입니다. 체크카드라고 할지라도 통장에 돈이 있으면 긁기만 하면 사용 가능한게 카드지요. 그런 물품은 신문 구멍에 던져 넣고 가시다니요. 게다가 [본인 수령]이라고 처리하시다니요.
사실, 이제 그 은행 체크카드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주로 사용하는 카드가 따로 있고, 주거래 은행도 아니거든요.
다만, 집 근처 은행이 그 은행 뿐이라, 긴급히 출금을 해야할 때 그 은행 체크카드로 ATM에서 출금을 하곤 했죠.
거의 비상용.이기 때문에 많은 돈이 들어 있지도 않기도 합니다.
이젠 진짜 쓸일이 없겠네요.
앞으로 꼬박꼬박 주거래은행 ATM에서 돈 찾아 놓을게요.
안찾아 놨는데 현금 쓸일 있으면 그냥 안쓸께요.
감사합니다. 배송기사님.


덧글
집이그리워 2011/01/26 11:26 # 답글
사정을 이해한다고 해도 저건 잘못된거죠.몇번을 저렇게 해서 얼렁뚱땅 넘어가니 반복되는거죠.
저라면 신문구멍에 있느거 확인하고 바로 본사에 연락후 배송기사한테 연락할겁니다.
다른것도 아니고 카드라면 악용이 될 소지가 다분하고 그만큼 위험한거니까요.
어느 불량아가 우연히 보고 긁어버리면 그 책임은 누가진답니까.
얌★ 2011/01/26 14:55 #
네....제가 좀더 승질 부리지 못한건 단순히 소심하기 때문이랍니다.미안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제 느낌상) 겸언쩍어 하시는 말투랄까, 그래서 더 힘이 빠졌달까요;;
엄마께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받았으니 그냥 냅두라고 하시더군요.
처음엔 이걸 소보원에 고발을 해야하는 건가 잠시 고민했지만 그냥 말려구요.
다만 저 카드를 볼 때 마다 그 일이 생각 날 것 같아서 정말 이젠 쓰기 좀 뭣할거 같네요;
사실 거슬러 올라가자면 카드 재발급을 사전 통보 안하고 배송 주소도 확인 안하고 보낸
좀더 윗쪽의 문제가 있으니까요.
Serin 2011/01/26 15:41 # 답글
카드 배송은 이상하게 전문 기사가 있는게 아니고 근처 사는 사람한테 던져놓는듯.... 카드 받을때 마다 보면 어디서 트레이닝복 입은 아저씨나 할아버지가 와서 주고가니 원 -.-;;
얌★ 2011/01/27 10:57 #
그 지역에 사는 노인분들을 배달원으로 고용하는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뭐 폐지모으는 일보다 카드 배달원이 여러모로 낫지 싶어서 전 그다지 나쁘게 생각은 안 하는데, 전 성실하고 원칙에 맞춰서 배달하시는 분들만 봐서인지(대리수령 서명하는데, 주민등록번호 받아가실때 xxxxxx-x까지 받아가시던데, 제가 마지막 숫자를 깜빡하고 기입안했더니 기입해달라고 하시더군요.) 이번 일은 정말 기분나쁘고 화가 났었어요.